26살 - 청춘정미소를 시작하다

 

우리는 학교 주변의 동대구시장이라는 곳에서 청년상인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아주 솔깃하였다. 우리에게 장사할 수 있는 자리도 주고, 추가적으로 500만원이라는 인테리어 할 수 있는 자금도 준다고 하였다. 그렇게 동영이와 함께 지원하였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교육을 듣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순록이라는 친구도 함께 하게 되었다. 순록이는 동영이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인데 원래 동영이가 나와 함께 일을 하지 않았으면 둘이서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했었던 친구다.

그렇게 순록이까지 합류하여서 우리는 함께 시장에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교육을 받으며 아이템을 고민하던 찰나에 쌀 장사를 하시던 형님이 우리에게 쌀 판매를 추천해주셨고, 뭐라도 해야했던 나는 쌀 입찰에 응해서 학교에 쌀들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대구 시장의 아이템도 쌀, 정미소가 되었다. "청춘정미소"

젊은 청년들이 운영하는 쌀집이라는 컨셉으로 잡고 인테리어를 해갔다. 함께 하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인테리어 업체에게 맡겼는데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하였다. 무엇보다 돈도 없었고, 우리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용접할 수 있는 친구에게 용접을 부탁하고, 아버지에게 전기공사를 부탁하고, 우리만의 매장을 만들어갔다. 그렇게 셀프 인테리어 2달만에 우리 매장이 탄생하였다. 단 4평에 장소도 아주 좋지 못한 곳이었지만, 우리는 열심히 했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는 마음은 컸지만 손님이 오지 않았다. 시장 자체에 손님도 많지 않았는데, 무엇보다 메인 길목에서 한 골목 들어가서 있었던 자리라 손님을 불러 모으기는 더 쉽지 않았다. 우리는 미친듯이 전단지를 뿌리며, 즉미구독이라는 서비스를 생각해냈다. 쌀을 구독형태로 판매하겠다는 우리의 생각.  쌀을 소량 구매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했고, 그렇지만 소량구매하면 금액이 비싸진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10kg, 20kg 단위로 구매해놓고 원하는 양만큼 언제든지 도정해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였다. 

즉미구독 서비스가 대박을 냈다. 5개월만에 구독자수가 1000명을 넘어갔고, 우리의 매출도 덩달아 올라갔다. 고객들은 한번 결제해놓고 우리 매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주었고, 우리는 쌀 이외에 잡곡 , 가공품등을 팔며 매출을 확보하였다.

그리고 그 해 겨울 우리는 너무 좁아서 항상 가게 문을 다 열고 장사를 할 수 밖에 없어 너무나도 덥고,  추웠던 매장에서 벗어나서 드디어 훨씬 넓고 쾌적한 곳으로 매장을 옴길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땀흘려 이루어 낸 이 청춘정미소가 나에게 너무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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