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 약대, 미텔슈탄트 요닝 성장

회사를 마무리하고, 그 동안 꾸준히 생각하고 있었던 약사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국을 운영하며 해외에 학교를 지으러 다니시는 분의 다큐를 보았고, 나 역시도 해외에 학교를 100개는 짓고 싶다는 세부 목표가 있었기에 나의 목표는 약사 자격증을 가지는 것이었고, 그 자격증으로 내가 해외에 학교를 지으러 나갈 때마다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나는 바로 공부에 돌입했다. 그렇게 3달, 100일을 열심히 공부해나갔다. 하지만 수능공부와는 다르게 참 아이러니하게도 열심히 하면 할수록 자괴감이 커져갔다. 무엇보다 나를 자괴감에 빠트리게 한 것은 시대의 역행이었다. 옥시토신, 프로게스테론 등 이제 이런 용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인터넷에 1분만 찾아보면 다 나오는데 고등학교에 수능에 나올 법한 것들을 외우고 있으니, 이 시간에 내가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기술들을 공부하면 앞으로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해외에서는 의료 활동을 하는데 딱히 한국 약사 자격증이 필요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ㅋㅋㅋㅋ 퓨ㅠㅠ 나는 100일동안 뭘 한거지. 그 날로 공부를 마무리했다. 공부를 해야할 목적이 없어졌기에 더 이상 내가 공부를 할 이유가 없었다. 깔끔했다. (여기서 보면 나는 정말 목적이 있어야지만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앞으로 어떤 일을 할까 고민을 하던 찰나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미텔슈탄트 동인형님이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을 해주셨다. 모바일 편의점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명확한 팀, 그리고 대표의 역량 3가지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전문적으로 나의 영업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게 나는 입사를 결정했다. 적은 월급이었지만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영업일을 시작해보기도 전에 개발이 거이 마무리 단계에서 개발팀이 모두 퇴사를 해버렸다. 

팀도 없어지고, 따라서 모바일 편의점 서비스도 더 이상 해나갈 수 없게 되었다. 고민이 되었다. 3가지를 보고 들어왔는데, 2가지가 없어졌다. 아이템, 팀, 이제 대표의 역량만을 믿고가야 했다. 머리는 함께 퇴사를 하라고 했지만, 나의 마음은 그럴 수가 없었다. 형님 혼자 놔두면 정말 더 이상 회사를 이어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나도 올해 회사를 마무리 했었기에 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와 형님은 둘이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했다. 창업교육. 우리는 창업교육이라는 아이템을 잡고, 미친듯이 제안서를 적고, 입찰을 위해 노력하고, 영업을 다녔다. 그렇게 우리는 2달만에 거이 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수주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그때가 제일 신났던 일이었기도 하다. 

회사 팀원도 다시 늘어나고, 개발자도 다시 생기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회사를 키워나갔다. 그리고 나는 더 늦기 전에 개발에 대해서 배워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창업은 꼭 기술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렇게 나는 12월 31일을 기점으로 회사를 마무리했다. 

2018년은 새로운 도전들이 가득했던 년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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