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 대학입학을 했다. (고백-뜨거운 감자, 죽을만큼 아파서, 진짜 일리 없어)
대학입학을 하고 여러 친구들을 사귀었다. 처음 사귄 친구들과의 새로운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었다. 그 때 당시에는 뭐가 그렇게 중요했는지, 옆 테이블보다 더 크게 떠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가지고 있었다. 매일 매일 술은 마시지 않으면 이상하다 할 정도로 술도 많이 마셨다. 술을 많이 마셔도 크게 취하지 않아서, 남들보다 술도 더 많이 먹었다. 어떻게 보면 8월달에 군대를 갔으니깐 3월부터 5개월 간의 대학 생활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짧은, 1학년 대학 생활이었다. 그래도 첫 엠티를 시작으로 학교 축제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부과대도 하면서 정말 많은 경험들을 했다. 심지어 고백(뜨거운 감자)를 부르며 고백도 했다. 비록 그날 실패해서 혼자 술집에서 고기에 술을 먹고(아마 처음으로 혼자 먹은 술일 것이다), 바로 해병대에 지원을 했다. 그게 덜컥 붙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반 강제적으로 군대로 가게 되었다. 나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놀 바에는 빠르게 군대나 가자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내가 군대에 입대하는 날, 엄마아빠는 싸우셨고(이것도 아마 엄마가 함께 가고 싶지 않으셔서 였던 것 같다.), 나는 아빠와 함께 군 입대 장소로 갔다. 그 차안에서 내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들어간 해병대는 절대로 녹록치가 않았다. 훈련소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동기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초코파이가 그렇게 맛있는 것인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나도 잘 지내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부족한 것일까? 역시 모든 상황은 상대적이다. 그렇기에 남과 비교하면 나만 불행해질 뿐이다. 나의 소중한 인생은 남과 비교하며 보내기에는 너무나 짧다. 현재의 나의 인생을 살자.
그렇게 실무에 가자마자 백령도로 파견을 갔다. 그리고 훈련 도중 터진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그 사건으로 인해 나의 휴가와 실제로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5분 대기조라는 명목하에 하루 종일 굴 속에서 완전 무장을 하고 지냈다. 그때 그 죽음의 앞에서 내가 제일 후회 되었던 것은 좋은 집에 살아보지 못한 것, 좋은 차, 좋은 음식 그런게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준 적이 없는게 제일 후회가 되었다.
아마 지금도 똑같이 그 부분을 후회하지 않을까? 그때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 적지만 매달 군대 월급 7만원 중 3만원을 해외 아동 지원을 시작하였다. 매일 아침 백령도 텐트 속에서 나왔던 노래들은 죽을만큼 아파서와 이게 진짜 일리 없어 였다. 무엇보다 제발 지옥같은 여기서 날 꺼내줘와, 이게 진짜 일리 없다는 가사가 너무 와 닿았다. 그곳은 나에게 지옥이었고, 매일 아침 이게 진짜 일리 없다고 생각했었다. 매일 저녁 혼자 걸레 4개를 들고 빨러가면서, 달을 보며 제알 자살만 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만큼 그때의 상황은 너무 너무 어려웠다... 백령도 유격훈련, 진지공사, 대청도 파견 근무, 근무부터 훈련, 내부 생활까지 뭐 하나 쉬운 것이 하나 없었다.
그렇게 나의 20살은 첫 대학 생활을 즐거움과, 사랑, 군대, 죽음에 대한 생각들로 마무리 되었다.
'29살 개발자 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살 20대를 돌아보다 - 24세 (0) | 2019.11.21 |
---|---|
29살 20대를 돌아보다 - 23세 (0) | 2019.11.21 |
29살 20대를 돌아보다 - 22세 (0) | 2019.11.21 |
29살 20대를 돌아보다 - 21세 (0) | 2019.11.21 |
내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된 이유 (0) | 2019.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