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달 째 "ㅇ월의 나에 대해서"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로 좋다.
어떤 부분이 좋은지 질문한다면, 무엇보다 매달 한 번씩 나에게 진심으로 살아갈 용기를 준다는 것이 제일 크지 않을까 한다.
과거 연간 회고를 할 때는 1년이 끝날 때 그 전년도를 정리하며 "그래 올해도 진짜 수고 많았다"라고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매달 그것을 이어가는 느낌이다.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고민한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ㅎㅎ
그럼 9월의 나에 대해서 시작!
먼저 무엇보다 큰 것은 이전에 소개 했던 신규서비스의 오픈과 성장이다.
7월 8월 두 달간 정말 남은 에너지를 모두 갈아넣어서 만들었던 서비스였고, 또 한 편으로는 퇴사 이후 마지막 도전이지 않았을까 했다.( 물론 다시 회사에 입사에서 에너지를 쌓은 뒤에 다시 또 할 테지만...)
작년 10월 퇴사 이후, 거이 1년이 넘는 동안 나의 에너지와 모아 놓았던 돈까지 많이 써버렸으니, 마냥 괜찮다고 하면 더 이상하지 않을까?
그래서 더 붙잡았던 것 같다.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를 통해 작은 성공을 이룬다."
"함께 해나갈 수 있는 팀을 만든다."
"더 큰 사업을 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
"내가 하는 말에 더 힘이 생긴다."
내가 이전과 이번 사업을 통해 목표했던 것들이다.
그렇게 서비스는 출시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안 되었다. 실제로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앱이 출시되었으니,
이제 3주 정도 된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고객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있다.
과거에는 PMF(Product Market Fit)을 찾자고 노력했다면, 이제는 이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들이 좋아해주고 써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과거 서비스와는 다르게 더 이상 돈을 써서 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지만, 바이럴을 통해서
게속 고객분들이 모여들고 있고,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들도 직접 의견 주신다.
너무 이런 상황이 오기를 기다렸고, 이제서야 왔는데 엄청 기쁘기 보다는 오히려 덤덤하다.
또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그 동안 실패만 했으니 더 그럴수도...
그래도 마음은 훨씬 편안한 것 같다.
9월은 추석 연휴가 있어서 더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고, 조카들을 보다가 온 힘이 다 빠지기도 했다.
정말 조카들은... 너무 귀여운데 오랜만에 보니깐 더 귀여웠다.
근데 하루가 지나고 계속 놀아달라고 때쓰고 더 어린 조카는 눈을 땔 수 없으니 정말 피곤했다 ㅎㅎ.....
내가 없어도 나의 고향 들판은 또 푸르렀고, 벼들은 잘 자라나고 있었다.
나는 시간이 흘러가는데, 그곳은 항상 그대로라서 언제라도 내가 돌아오면 받아줄 거 같다.
엄마가 조카를 데리고 미꾸라지 잡는 탐방을 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어린 나의 모습도 저렇지 않았을까 상상했다.
우리 4명을 키울 당시에는 정말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정신이 없어서, 우리가 이쁜지 모르셨다고 하는데
지금 손주들을 보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일궈오신 부모님이 대단하고 또 존경스럽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모두 떠나보내고 달이 보이는 마당에서 술 한 잔!! 크으 그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니 그 동안 밀려 있었던 약속들이 쭉 쭉 들어차 있었다.
서비스 출시를 위해 2달 동안 몰입하면서 되도록 사람들 만나는 약속을 "이 때 쯤이면 서비스 오픈하지 않았을까" 하며 미뤄놨었던 주가 온 것이다. 좋은 분들을 만나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힐링이다.
특히 요즘은 술이 아닌 낮에 한강 공원 같은 곳을 가서 자연을 즐기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가보다.
그리고 무엇보다 9월에서 제일 기대가 크기도 했던 것은 바로 강릉 워케이션!!
(사실 가기 직전까지 어디를 갈지, 어떤 숙소를 묶을지 명확하게 정해놓은 것은 없었다ㅎㅎ)
퇴사 이후에, 그리고 상반기에 꽁술을 이어갈 때도 진짜 한 번 쉬어야 하는데, 어딘가에 힐링을 하러 가야 하는데 생각만 했고
주변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때는 여유가 정말 없었던 것 같다...
결국 꽁술을 마무리하고도 여행을 가진 못 했다. 그냥 이번에는 서비스를 오픈하고 친구와 "우리 9월 마지막 주에는 무조건 어딘가에 가자"라고 날짜부터 픽스해놨다. 그리고 그 날짜가 온 것이다!! ㅎㅎ (사실 이젠 우리들은 나중에 보자라는 말이 실행되려면 날짜부터 픽스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렇게 가기 전날이 되어서야 숙소를 픽스했고, 한 숙소에 3박 4일을 묶으면서 워케이션을 하기로 하였다.
낮에는 일도 좀 하고, 저녁에는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술도 한 잔 먹고!! 크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간 워케이션은.... 정말 상상이상으로 너무 너무 좋았다.
게스트하우스라서 불편할 줄 알았지만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 또 일하기에 와이파이도 잘 터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뷰가 ... ㅎㅎ 주변을 압살했다.
정말 자연과 잘 어우러진 숙소였고, 숙소에서 10분 정도 걸어나가면 드넓은 바다가 있었다.
동해 바다를 보는 것만 해도 속이 시원했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그 바다에서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술도 한 잔 했다!!
워케이션의 하루 일정은 생각보다 심플했다.
6시에 일어나서 해 뜨는 것을 보면서 러닝을 했고, 다녀온 뒤 씻고 8시에 숙소에서 준비해주는 아침 식사.
그리고 11시 ~ 12시까지 숙소에서 일을 하다가, 나가서 점심을 먹고 다시 숙소로 들어와 낮잠 1시간 ㅎㅎ 그렇게 3시쯤에는 가방을 챙겨들고, 바다 뷰가 보이는 카페에 가서 또 일을 3시간 ~ 4시간 그렇게 일하고 숙소에 들어와서는 모닥불 불멍 파티! 참여하고 싶은 분들만 각자 맥주 한 캔씩 가지고 와서 불멍을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정말 조용 조용하게 서로 이야기하는 이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우리는 여기 숙소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이루고 갔다. 그 동안 축하하지 못 했던 것을 함께 축하하기도 했고, 또 진행한 마케팅 활동으로 많은 고객들이 유입되었고, 유의미한 수치들도 달성했다. 너무 좋은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 아침이었는데, 평소에는 러닝을 한다고 휴대폰을 안 들고 가는데 그 날따라 러닝보다는 그냥 동해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찍고 싶었다. 그렇게 러닝 하던 짧은 바지와 나시티에 후드티를 하나 걸치고 바다로 향했다. 바다에서 바로 떠오르는 해는 정말 장관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해 떠오르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있었는데, 갑자기 왼쪽에서 한 할아버지? 아저씨인지 구분이 잘 안 가시는 분이 주섬 주섬 신발을 벗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다에 발을 담글려고 하시는가보다 했는데, 윗옷을 하나씩 벗으시더니, 어느 순간 바지도 벗으셨다.
머리 속으로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 지금 바다에 수영하러 드가신다구...?? 진짜 진짜??? "
그렇게 속옷 하나 남으신 할아버지는 고민도 하지 않으시고 바다로 뛰어드셨다 ㅋㅋㅋㅋ
"엥?? 그럼 나도 ㅎㅎㅎ"
그리고 나도 곧 이어서 와 신난다를 외치면서 후드티를 벗어던지고 뛰어들어갔다 ㅋㅋㅋㅋㅋㅋ
같이 뜨는 해를 바라보며 수영하는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 정말 신기하게도 강릉 바다는 한참을 나가서도 아래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고, 또 엄청 깊었다 ... ㅎㅎ 그렇게 할아버지(자세히 보니 명확히 할아버지셨다.)와 밖에 나와서 이야기하다가 또 둘이 신나서 뛰어 들어갔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할아버지랑 또 수영을 한 번 하고 난 다음에 나와서 이야기를 하셨다.
"나 몇 살 처럼 보여?" <= 이 질문은 나이가 들면 하는 국룰인가 보다...
"60대처럼 보이세요" <= 사실 우리 아버지보다는 훨씬 나이가 드셨는 것처럼 보이셨지만 정말 젊으셨다
"내가 올해 75이야. 나이랑 상관 없이 젊게 살아"
뭔가 이 이야기가 나에게는 정말 크게 와닿았다.
"젊게 살아" 라는 이야기. 과연 나는 75세가 되어서도 아침 바다를 뛰어들 수 있을까? 그때도 또 새로운 목표들을 세우고 뛰어다닐 수 있을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젊게 살아라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몸소 크게 눈 앞에서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확실히 할아버지는 젊게 살고 계셨고, 나이에 상관 없이 에너지가 넘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함께 셀카도 찍었다 ㅎㅎ
친구들에게 나중에 상황을 설명하고 사진을 보여줬는데
"야 너랑 너무 닮았는데?? 미래의 너가 과거로 와서 수영 따라 들어오는지 시험하고, 너에게 교훈을 준 거 아니냐?ㅋㅋㅋ" 라는 이야기를 했다 ㅋㅋㅋㅋ
근데 듣고 사진을 보니 정말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게 살자"를 마음 속 깊이 품고 친구와 마무리 사진 한 장을 찍고 다시 서울로 복귀했다.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또 감사한 것도 많았던 9월이었다.
늘 2022년 9월만 같아라.
남은 3개월이 정말 기대가 된다.
이번 9월도 수고 많았다.
삶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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